🛸지구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열흘 동안 무탈히 보내셨나요?
지난 3월 6일, 해운 전문업체 HMM이 강진에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를 위해 국내 구호물품의 해상운송과 주거용 컨테이너를 무상으로 지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또한 전 세계적으로 튀르키예를 위한 기부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봉사와 기부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주변까지 전염 시킨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수많은 기부 사례들을 통해 그 말이 사실임을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다보면 반드시 누군가를 도와주게 되며 다시 도움을 받게 됩니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다정함이 필수요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오늘은 우리를 살게 하는 다정함과 공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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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보다 전염력 높은 '친절'
‘세계친절운동(World Kindness Movement)’에 대하여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세계친절운동’은 약 40년 전, 도쿄의 한 의사가 시작한 작은 친절 캠페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작은 친절 본부’라는 조직(NGO)으로 성장하였어요. 그 후, 여러 나라에 산재되어 있던 유사 단체가 결합하면서 ‘세계친절운동’이라는 국제NGO가 탄생했습니다.
세계친절운동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 72명 중 5명을 선정하여 그 5명이 나머지 67명의 환자들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실험을 시행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한 달에 한 번씩 다른 환자들에게 15분간 전화를 걸어 대화하는 것이었죠. 그리고 3년 뒤, 도움을 받은 67명의 환자들보다 도움을 준 5명의 삶의 만족도가 7배나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에 따르면 친절은 그 어떤 질병 못지않게 전염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으면 선행을 하게 되고, 그 선행은 빠르게 전염되고 불어나다가 다시 당신에게로 돌아올 거예요. 타인을 기분 좋게 함으로써 이어지는 다정한 순환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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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공감이 아닌 넓은 공감으로
공감은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인간의 놀라운 능력입니다. 공감은 타인에게 감정이입하는 정서적 공감과 사고와 학습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인지적 공감으로 나누어집니다. 정서적 공감은 강하고 깊은 공감이지만, 좁은 범위로 인하여 내집단을 편애하고, 외집단을 차별하는 상황을 촉발시키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미국의 심리학자 폴 블룸(Paul Bloom)은 “우리는 공감의 긍정적 효과를 꼽느라 바빠서 공감의 대가를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친절하고 정당한 행동은 공감에 뿌리를 둔 것으로 생각하고, 쓸모없거나 잔인한 행동은 다른 데 뿌리를 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 라고 말하며 공감의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했어요. 공감은 내가 초점을 맞춘 사람들에게 더 마음을 쓰게 하는 대신, 공감하지 않거나 공감할 수 없는 이들의 고통에는 둔감해지게 합니다. 폴 블룸에 따르면, 공감은 세상을 넓게 비추는 환한 태양이 아닌 스포트라이트입니다. 그 빛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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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감보다 무서운 ‘선택적 과잉 공감’
2004년 4월 28일,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는 벌거벗겨진 채 목줄에 끌려다니거나, 버려진 옷더미처럼 차곡차곡 쌓여있는 이라크 포로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환히 웃고 있는 미군들이 있었지요. 이곳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전 세계 언론으로 퍼지게 되었고, 미군 가해자들은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가해자들의 심리조사 결과, 충격적이게도 그들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괴물도, 사이코패스도 아니었죠. 이러한 보통의 사람들이 어떻게 같은 사람에게 폭력적이고 변태적인 학대를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선택적 과잉 공감의 무서움은 여기에 있습니다. 자기 집단에 대한 과잉 공감으로 인하여 분노를 타자에게 돌리고, 그들의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선택적 공감은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빚어냅니다. 공감은 제한된 에너지와 같은 감정이기에 내집단에 강하게 공감했다면 그 외의 것들에는 무심해질 거예요. 선택적 과잉 공감이 폭력으로 발전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잉 공감의 위험을 경계하고, 이성에 바탕을 둔 인지적 공감을 통해 공감의 대상을 확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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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뜻한 생존 방식
이 책은 다정함이 어떻게 인류의 진화에 유리한 전략이 되었는지를 밝히고자 하는 과학 에세이입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시기에는 최소 4종 이상의 다른 사람 종과 공존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뇌가 크고 성공적으로 진화한 종은 많았지만 이들 무리는 어느 시점에 이르러 전부 멸종하였습니다. 다른 사람 종이 멸종하는 와중에 호모 사피엔스를 번성하게 한 것은 초강력 인지능력. 즉, 의사소통 능력인 친화력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타인과 하나의 공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라며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시대의 인류는 높은 지적 능력 때문이 아니라 남에게 친절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발전했습니다. 저자 브라이언 헤어는 ‘자기가축화 가설’로 많은 현상을 설명합니다. 자기가축화란 약육강식이 아닌 협력과 공감, 다정함을 선택한 개체가 진화에 성공했다는 가설입니다. 그리고 인류의 진화에도 자기가축화가 영향을 주었다는 놀라운 의견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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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힘
이 책에 따르면 인류의 친화력은 자기가축화를 통해서 진화했습니다. 가축화된 종, 그리고 이들과 조상은 같지만 야생으로 남아 있는 더 공격적인 종은 뇌와 신체가 다르게 발달합니다. 개와 늑대를 그 예로 들 수 있겠지요.
저자는 우리 종 특유의 눈이 성인이 되었을 때 타인과의 협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추론합니다. 그리고 이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일종의 공공재 게임을 설계합니다.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현금을 지급하고 그 가운데 얼마를 공기금에 기부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결정이 끝난 뒤, 참여자 절반은 하얀 공막의 눈이 달린 로봇 키스멧에게 설명을 들었고, 나머지 절반은 컴퓨터 화면에 뜬 방법을 읽었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키스멧이 보고 있을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액수의 30퍼센트 이상을 기부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눈맞춤에 의존하여 살아갑니다. 부모와 아기가 서로 눈을 마주칠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서로를 더 자주 보고 싶어지게 만들고, 사랑이 샘솟는 느낌을 줍니다. 사람은 공막이 하얀 유일한 영장류입니다. 침팬지와 보노보를 비롯한 다른 영장류는 공막이 짙어 그들이 무엇을 보는지, 어디를 보는지 경쟁자가 추측하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의 눈도 다른 종들처럼 위장형이었으나 어느 시점부터 광고형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눈은 협력적 의사소통에 이바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람의 하얀 공막은 눈빛의 방향만으로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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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우리가 친화력을 지닌 동시에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닌 종임을 설명해줍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누군가가 위협으로 여겨질 때, 다정함, 협력,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신경 메커니즘을 닫아버립니다. 사람의 본성을 길들이고 협력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과 타자를 위협하고 잔인하게 대하는 것은 모두 동일한 뇌 부위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누구를 공격하게 되는 마음은 역설적이게도 나와 내집단을 지키고자 하는 다정한 마음으로부터 벌어지는 거죠.
저자는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 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타인과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생김새와 문화가 달라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경계를 덜어내고 내집단의 범위를 넓혀가면 우리 삶에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기게 될 거예요. 더 많은 사람과, 더 넓은 세상과 협력할수록 생존하기에 유리해집니다. 우리는 오래도록 이어져온 다정한 생존 방식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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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콴&다니엘 쉐이너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내가 세상을 밝게 바라보는 건 순진한 게 아냐. 그런 전략이 필요했을 뿐이야.”
대혼란에 빠진 멀티버스와 위기의 에블린 가족. 평범한 세탁소 주인이었던 에블린은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구하기 위해 그 어떤 것보다 강해지게 된다. 다정함으로 세상을 구하는 에블린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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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밖의 물음표
누군가의 선행으로 기분이 좋아졌던 경험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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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학 작품을 토대로 10일마다
다채로운 주제의 이야기를 큐레이션하여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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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 outdoor_next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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