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지구인 여러분은 누구의 이름을 가장 많이 부르게 되나요?
대부분의 사람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의 이름을 얘기할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누구보다 자주 찾는 존재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날씨가 어떤지 알려주고, 바쁜 외출 준비 중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주고, 궁금한 정보가 생길 때마다 재빠르게 알려주는 존재지요.
시리, 빅스비, 하이 카카오 등 출신과 이름은 다양해도,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생각보다 많은 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 문밖레터에서는 인공지능이 가진 양면성을 넘어, 이들과 현명하게 공생하는 법에 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지 함께 생각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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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대체할 수 있다? 챗지피티 vs 작가
모든 직군이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실직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에서도 관련 불매 운동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AI와 창작가 간의 대립은 극심한 상황이죠.
그중 직업 작가는 챗 GPT의 작문 기능으로 인해 현실적 위협에 처한 대표적 직군이에요. 미국 작가노조는 지난 3월 투표를 통해 창작 활동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는 범위와 방식에 대해 합의하고 인공지능을 창작자나 저작권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확정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썼다면 창작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작가가 인공지능을 창작 과정에 활용하는 것은 범위와 내용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이죠.
이는 작가가 챗 GPT를 보조 창작자 또는 조수로 활용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한 권리와 책임은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협약을 토대로 AI와 공동 집필을 하고, 출간까지 이뤄진 사례도 이미 빈번하게 존재합니다.
언젠가는 작가들이 생성형 인공지능과 대결을 하는 것이 아닌, 도움을 받는 작업이 일상화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소설책의 서두에 챗 GPT 사용 여부를 밝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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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 살려줘! 독거노인 500명 살린 AI 스피커
현재 SKT는 전국 93개 지자체·기관 돌봄 대상 노인 약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AI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용자가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의 간단한 말로 119나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죠.
그 결과 서비스가 시작된 2019년 4월부터 올해 5월 초까지 긴급 SOS 호출은 약 6000회 발생했으며, 긴급 구조로까지 이어진 경우는 최근 500회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러한 돌봄 서비스는 늦은 밤이나 명절 연휴처럼 타인의 도움을 받기 어려울 때 가장 빛을 발합니다. 스피커와 연결된 관제 서비스를 통해, 누구보다 빠르게 노년층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이외에도 AI 스피커를 통해 고립감·우울감 등 부정적인 언어 표현을 하는 경우 이를 분석해 방문 간호사나 심리상담사와 연결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AI 서비스를 이용한 응급 구조 외에도,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개인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죠.
단순한 노동 수행을 넘어, 사회적 취약 계층이 안전망이 되어주기도 하는 AI. 어쩌면 가족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에게 적절한 대체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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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정교사가 된다고?
빌 게이츠는 "AI가 그 어떤 인간만큼 훌륭한 가정교사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글쓰기 능력에 이어 수학적 능력 개발에 힘을 쏟아 2년 이내에 교육용 AI를 완성해낼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죠.
이러한 빌 게이츠의 노력은 향후 사교육 비용 감소로 인한 평등한 교육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에 AI를 이용하는 데는 비용이 들겠지만, 지금보다 사교육 비용을 낮추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의견입니다. 빌 게이츠는 "AI 교육은 평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라며 가정교사를 두는 비용이 대부분의 학생에게는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덧붙였죠. 머지않아 학원이나 가정교사가 아닌, 가정용 AI가 교육을 대신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국내 역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당정에 따르면, 2025년부터 AI를 보조교사로 고용해 학생의 개별 학습 활동을 분석하고, 1 대 1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해요. 이런 교육용 AI는 획일화된 교육을 탈피하고, 학생 개인의 재능을 발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이점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선제적인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AI가 교실로 투입되는 순간,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의 큰 변화가 생겨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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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안드로이드
여러분들은 안드로이드가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족 구성원 안에서 안드로이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아주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풀어낸 <애프터 양>을 함께 감상하며, 가족의 의미와 기억의 소중함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맞벌이 부부인 제이크와 카이라는 중국계 태생인 ‘미카’를 입양합니다.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부부는 중국 문화가 프로그래밍 된 테크노 사피엔스 ‘양’을 가족으로 들이게 되죠. ‘양’은 좋은 아들로서, 오빠로서 역할을 해내며 제이크 부부에게 꼭 맞는 가족 구성원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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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도중, ‘양’은 댄스 경연 챌린지가 끝난 후 갑작스러운 고장이 나고 맙니다. 센터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수리 불가능’뿐이었고, 맞벌이 탓에 ‘미카’의 육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던 제이크 부부는 양의 고장에 곤혹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이크는 양의 기억을 볼 수 있는 기억 장치를 수리센터로부터 받게 됩니다. 기억 장치에 접속하자 여태껏 양이 축적해왔던 수많은 기억 다발이 펼쳐지고, 제이크는 무작위로 양의 기억을 하나씩 재생합니다.
양의 기억 장치에 기록된 것은 대부분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장면입니다. 바쁜 제이크와 카이라를 관찰하고, 동생인 미카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쏟아지는 햇살 같은 것을 바라보던 양의 세심한 시선들이 담겨있었죠. 그리고 제이크는 그런 양의 시선 속에서 누구보다 선명한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양의 기억 속에는 가족들이 울고 웃는 모습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고, 그 시선 끝에 무한한 애정이 맺혀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제야 제이크는 가족 구성원이었던 ‘양’을 잃었음을 인식하게 되고, 그를 하나의 가전제품으로 대했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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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계에도 속할 수 없는 마음에 대해서
극 중 양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입니다. ‘문화 테크노’라는 명칭으로 존재하며 가족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내지만, 인간이 아닌 로봇이라는 이유만으로 온전한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죠. 어쩌면 ‘양’은 이상적인 가족상을 위한 부품처럼 여겨져왔고, 자기 자신도 이를 인정하며 살아온 셈입니다.
이런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는 <애프터 양>을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다양한 차별에 대한 고민을 인간과 안드로이드 간의 차이를 통해 미묘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백인 아빠와 흑인 엄마의 사이에서 딸로 살아가는 중국계 인종 미카가 정체성 혼란을 겪는 장면, 양의 친구인 복제인간 에이다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인간을 동경할 거라는 건 너무 자기중심적이다”라는 핀잔을 듣는 장면은 ‘이방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크고 작은 차별을 일삼는 이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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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화려하고 특별한 순간의 연속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행복과 슬픔이 균열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틈을 벌려 빼곡히 기억을 저장해놓을 뿐이죠. 그렇게 촘촘히 박힌 기억들은 어느새 나를 구성하고 이해하는 요소가 되고,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다시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애프터 양>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그러합니다. 양의 기억을 더듬어본 제이크와 카이라는 그간 ‘양’이 어떠한 경험과 감정을 느끼며 삶을 구성했는지 이해하고, 결국 그를 유구한 개체로 인정하며 진정한 아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한 그의 부재를 느낌과 동시에 그간 잊고 살아온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죠.
‘한 명의 인간은 곧 하나의 우주’라는 말처럼, 우리의 삶은 무수한 경험과 기억을 통해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억한다는 것은 삶을 지속시킬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도 내밀한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들의 삶은 어떤 기억을 중심 삼아 흘러가고 있나요? 조금 비밀스러울 수도 있는 마지막 질문을 던지면서, 이번 레터는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애프터 양>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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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열 여덟 번째 문에서는
‘문밖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시집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을 다룰 예정입니다.
'시'는 문밖레터에서 처음 다루는 장르예요. 앞으로 더 다채로워질 콘텐츠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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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A.I>
인공지능이 인간을 보좌하며 살아가는 미래의 지구. 아들의 불치병으로 슬픔에 빠진 헨리와 모니카에게 '최초로 인간을 사랑하게 프로그래밍 된 AI', 데이빗이 입양된다.
아직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모니카는 점차 데이빗을 아들로 받아들이지만, 기적 같은 확률로 친아들이 퇴원하게 되자 데이빗은 버려질 운명에 처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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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밖의 물음표
일상생활 속, 당장 없으면 불편할 것 같은 AI 프로그램이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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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전시 콘텐츠를 위주로 큐레이션 합니다.
10일마다 삶과 마음을 이어주는 이야기들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더 많은 문밖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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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 outdoor_next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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